🕊 엄마의 팔순을 맞아, 나를 돌아보는 시간
👩🦳 인생 전체를 기념하는 팔순의 의미
얼마 전, 어머니의 팔순을 기념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습니다. 팔순이라는 나이는 단순한 생일을 넘어, 한 사람의 삶 전체를 깊이 있게 마주하는 순간임을 처음으로 깨달았습니다.
가족 모두가 모였고, 오랜만에 사촌들과도 얼굴을 마주했습니다. 그 중심에는 어머니가 계셨고, 그분의 삶이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서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.
최근에 본 드라마 ‘폭싹 속았수다’를 통해 부모 세대의 삶이 얼마나 강인하고 숭고했는지를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. 어머니 역시 그런 삶을 걸어오신 분이셨습니다. 자신을 뒤로한 채 늘 가족을 먼저 생각하시고, 몸이 아파도 내색하지 않으시며 조용히 우리를 길러주셨습니다.
그날 팔순 잔치에서 조용히 앉아 계신 어머니의 모습을 바라보며, 그 오랜 세월의 무게와 따뜻함이 가슴 깊이 전해졌습니다. 자연스럽게 감사와 존경의 마음이 차오르며, 그 시간을 통해 저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.
👩👧 40대 딸로서 어머니를 새롭게 이해한 시간
저는 지금 40대를 살아가고 있는 엄마이자 딸입니다. 이 나이가 되어서야, 예전에는 몰랐던 어머니의 마음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습니다.
어릴 적엔 왜 그렇게 바쁘셨는지, 왜 때로는 사소한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하셨는지 그 이유를 몰랐습니다. 하지만 지금은 알게 되었습니다. 그 모든 모습 뒤에는 책임감과 피로, 감정의 쌓임이 있었고, 그 무게를 오롯이 혼자 감당해오셨던 것이었습니다.
이해와 공감이 깊어지면서 제 자신에게도 조금씩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. 과거에 다하지 못했던 표현들, 좀 더 따뜻하게 말하고,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이번 팔순을 계기로 더욱 커졌습니다.
🌿 멈춰 선 그 자리에서, 마음을 들여다보다
팔순을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제 삶도 함께 돌아보게 되었습니다. 바쁘고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감정을 살필 겨를 없이 하루하루를 채워가기 바빴던 저였습니다.
이번 귀국은 단순한 방문이 아니었습니다. 어머니를 중심으로 흘러가는 가족의 온기 속에서 제 마음도 천천히 풀어지고 치유되는 시간이었습니다.
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내는 것보다, 가끔은 걸음을 멈추고 내 마음의 소리를 들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.
어머니의 인생을 지켜보며 저 역시 제 삶을 조금 더 따뜻하게 보듬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. 아마도 그것이 이번 팔순을 통해 어머니가 저에게 주신 가장 큰 선물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.
🧘♀️ 마음의 쉼표를 만드는 나만의 루틴
팔순은 어머니의 인생을 축하하는 날이었지만, 저에게는 제 마음을 쉬어갈 수 있는 소중한 쉼표가 되어주었습니다. 삶은 늘 바쁘고 할 일은 끝이 없지만, 그 속에서도 내 마음을 지켜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느꼈습니다.
그 이후로 저는 하루 5분이라도 마음을 들여다보는 습관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. 그날의 감정을 간단히 일기장에 적어보거나, 산책 중 하늘을 바라보며 깊게 숨을 들이쉬는 것처럼 작고 사소한 루틴을 통해 저를 다시 정리하고 있습니다.
이 글을 읽는 분들 중 저처럼 40대를 살아가고 있는 분이 계시다면, 부모님의 삶을 떠올려보며 스스로를 돌아보고 마음을 다독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. 우리가 살아가는 이 하루하루는 언젠가 누군가의 기억이 되고 기준이 될지도 모릅니다.
지금의 나를 소중히 여기며, 각자의 속도로 천천히 나아가기를 바랍니다.
